교회소식


목회칼럼2020년 7월 26일 칼럼 "누군가는"

 주일 새벽 5시 집사람이 나갔다 옵니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아래 현관문 열어두었다는 겁니다.

“컵밥 준비해야 하니까요.”

주일에 간편한 점심을 만들기 위해 더 일찍부터 준비할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간편한 음식이니 준비도 간편하고 비용도 적게 들어가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새벽 5시에 교회 나와서 미리 준비해야 하니까요. 1부 예배 나가는데 권사님 집사님 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린 새벽반이에요!”

평상시에는 토요일 시장 보아두면 주일 아침 2부 예배 끝나고 10시부터 주방이 활기를 띕니다만 컵밥 준비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새벽반이 필요했던 게지요. 우리를 위해서 누군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별 표도 나지 않지만 그렇게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손길들이 있습니다. 이거 쉬운 일 아닙니다.

하기야 주일 예배찬양 준비를 위해 오케스트라대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토요일 밤 연습을 이어갑니다. 초등학생 중고생 대학생 청년성인들이 토요일 오후면 교회로 몰려듭니다. 아마추어인지라 이런 연습도 절실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예배준비라는 그 성실성을 누가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이들에게는 방학도 명절도 휴가도 수험생시절도 그닥 장애물이 되지 않습니다. 묵묵히 누군가는 예배를 준비하기에 우리는 아름다운 예배를 드릴 수가 있습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간식입니다. 그때 육칠 명일 때도 그랬고 지금 30명이 할 때도 간식은 엄마아빠 누군가 역시 먹이기를 기뻐하며 수고하기 때문입니다. 이거 쉬운 일 아닙니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한다는 찬양도 있습니다. 그 누군가가 누구일까요? 엄마아빠도 되고 영적지도자 담임목사님 순장 교사 리더들일 것이고요, 누군가는 풀을 뽑기도 하고, 누군가는 거미줄을 걷어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막힌 변기에 손을 넣어 내려가게 하기도 합니다. 다 알지 못해도 그 누군가가 있어서 우리라는 공동체는 오늘도 일상이 있고 그래서 행복합니다. 우리들이 한번쯤은 그 누군가가 되어 서로를 위해 섬기고 있기 때문이죠. 쉬운 일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