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식


목회칼럼2020년 9월 13일 칼럼 "엄마 얼굴만 좋아"

“우리 집에서 엄마 얼굴만 좋아!”

목요일 가정예배 후 갑자기 큰 아들 조민영집사가 한 마디 던집니다. 처음엔 모두 무슨 말인가 싶어 멍 하다가 이내 웃기 시작했습니다.

“준영이 세영이는 다크서클(Dark circle)이 많고 아빠는 눈가가 처지고 ∼”

“남자들 넷은 얼굴이 후줄근하고 엄마만 얼굴이 좋아!”

모두들 죽겠다고 웃었습니다. 물론 집사람 자기도 같이 웃었지요. 몹시 지치고 고단하여 추레한 남자들 표정이 웃겼습니다. 그래도 슬프다거나 화난다는 뜻은 아니었고 다들 좋아들 했습니다.

‘엄마 얼굴이 좋으면 좋은 거 아니겠어요?’

우리 집에서 하나뿐인 사람인데요. 가정예배를 드려서 좋았고 아빠가 있고 엄마가 있어 좋고 아들들이 있어 좋았고 웃음이 있어 좋았습니다.

마스크가 일상이 된 지금, 사람들이 참 예민하잖아요? 건강도 건강이지만 경제적 압박이나 앞날에 대한 불안도 있고 뭔가 모르게 다르게 돌아가는 것이 아직 몸에 익숙하지도 않고 왠지 불편하고 짜증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지요. 그래서 우리에겐 이 모든 것들을 털어낼 수 있는 산소 같은 뭔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최고가 가정 아니겠습니까? 우리 가정, 거기에다 믿음의 가정인 교회공동체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승리하게 해주는 에너지원이 될 것입니다.

낮에는 하루 종일 교역자들과 최바나바 황디모데 선교사와 같이 교회 조경 전지작업을 했습니다. 비지땀이 흘렀지만 정신은 개운했습니다. 육체노동이 영성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참 놀랍습니다. 가장 육적인 것이 가장 영적인 것과도 통하고 말이죠.

주변 모든 넓적한 잎사귀마다 송충이가 가득했습니다. 올해 특이한 점입니다. 마당 겹 벚꽃나무는 잎 하나 남은 게 없을 정도여서 굵은 가지들까지 그냥 다 쳐버렸습니다. 살충제 살균제를 섞어 뿌렸더니 송충이 비가 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 감염병 시대에 어떤 영적 송충이들이 우리들 영혼까지 갉아먹고 있지나 않을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우리 은샘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웃음 가득하시길 기도하면서 ∼